[이슈페이퍼 2026-02] 피지컬 AI 시대와 노동시장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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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2026-02] 피지컬 AI 시대와 노동시장의 과제

[이슈페이퍼 2026-02] 

피지컬 AI 시대와 노동시장의 과제



작성자: 송관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2026년 CES를 기점으로 인공지능은 단순한 챗봇이나 소프트웨어를 넘어, 인간의 신체적 노동을 직접 대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로 진입했다. 이는 과거 블루칼라 중심의 자동화를 넘어 고숙련 지식 노동 영역까지 위협하며, ‘숙련의 단절’과 ‘고용 불안’이라는 갈등을 넘어 ‘인권이나 윤리 침해’ 등 새로운 사회적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우리 주변의 키오스크(Kiosk)와 콜센터(AICC) 사례는 자동화의 양면성을 극명히 보여준다. 실증 데이터에 따르면 키오스크 도입은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보다는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와 남아 있는 노동자의 노동 강도 강화, 임금 하락으로 이어지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콜센터 AI 도입은 오히려 민원 발생 건수를 증가시켰으며, 그로 인한 감정 노동의 고통은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의 몫으로 남았다. 이는 기술 도입이 반드시 생산성 향상이나 노동 환경 개선으로 직결되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역설적 상황에 비춰볼 때, 단순 자동화를 넘어선 피지컬 AI의 진정한 위협은 인사권 행사와 같은 ‘알고리즘 경영(Algorithmic Management)’과의 결합에 있다. AI가 채용, 배치, 평가, 징계에 이르는 인사권의 주체가 되면서 노동자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가 노동을 지휘·감독할 경우, 실질적 의사결정자인 사용자는 알고리즘 뒤로 숨고 책임은 기계에게 전가되는 무책임한 경영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


  미국, 영국, EU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AI를 활용한 채용 및 인사 결정 구조를 ‘고위험 영역’으로 규정하고,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편향성 검토를 의무화하는 등 선제적인 법제 마련에 나섰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6년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에도 불구하고 노동 현장의 권익 침해나 인권 보호에 관한 구체적 규정이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최근 금속노조 등 노동계에서는 AI 도입 시 사전 협의와 알고리즘 정보 공유를 요구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AI와 피지컬 로봇의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기술 도입의 목적이 단기적 비용 절감과 생산 효율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기술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본주의적 가치를 재확립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는 AI 도입으로 발생한 잉여 가치를 고용 안정과 노동 시간 단축 등 공동의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 기구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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